지구를 지켜라

노년의 삶에 대한 글 2004-10-16

쥔장부부 2012. 11. 23. 13:12

 

 

 

 

그들은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때로는 기만을 당하기도 했으며 여러 실수를 범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하면, 삶은 대체로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다.
그 결과 그들은 어떤 것에 대하여도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게 되었으며, 모든 것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들은 「생각하고 있으나」 결코 「지혜롭지는」 못하다.
왜나하면 그들은 항상 「어쩌면」 혹은 「아마도」라는 말만을 덧붙이는 그들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모든 것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할 뿐 적극적으로 어떤 일을 행하는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냉소적이다.
즉, 그들은 모든 일에 최악의 의미만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그들의 경험은 그들을 회의적이게 만들고 그리하여 악에 대해 걱정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들은 따뜻하게 사랑하거나 철저하게 미워하는 법이 없고,
단지 언젠가는 미워할지 모르지만 사랑을 하며,
어느 날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워한다라는 편견만을 따른다.

그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천박하게 되었기 때문에 도량이 좁으며,
그들의 욕구는 그들로 하여금 계속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이외에
그 어떤 진기한 것이나 고상한 것도 바라고 있지 않다.

그들은 돈을 자신이 갖고 있어야 할 것 중의 하나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 그들은 삶의 경험으로부터 돈을 벌기란 얼마나 어려우며
반대로 돈을 쓰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하는 것을 배우기 때문에 마음이 후하지 못하다.

그들은 또 겁이 많으며 항상 위험을 염두에 두고 있다.
뜨거운 피를 지니고 있는 젊은이들의 기질과는 반대로, 그들의 기질은 냉혹하다.
따라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비겁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며, 실제로 두려움은 냉정함의 한 형태이다...

그들은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기는데 이것은 도량이 적음으로써 생겨나는 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그들은 삶을 살아가는 데 유용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만을 너무 많이 고려할 뿐
고결한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 왜냐하면 유용한 것은 어떤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지만, 고결한 것은 절대적으로 선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파렴치하기까지 하다.
즉, 그들은 고결한 것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유용한 것에 더 관심을 둠으로써
사람들이 자신들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것에 관하여 경멸을 느낄 뿐이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늙은 사람도 동정을 느끼지만, 그 이유가 동일하지 않다.
젊은이들은 동정을 ‘친절함’에서 느끼지만,
늙은 사람들은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쉽게 발생할지도 모를 모든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는 ‘연약함’에서 동정을 느낀다.
그리고 바로 이런 생각이 늙은 사람들로 하여금 동정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그들이 갑작스럽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으나, 그 정도는 약하다.
그들의 관능적인 정열은 거의 사라졌거나 그 활력을 상실했다.
따라서 그들은 정열을 그리 많이 느끼지는 않으며
그들의 행동 또한 그들이 느끼는 것에 의해 유발되기보다는 이익에 관한 애정에 의해 유발된다.
그러므로 삶이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종종 자제력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실상은 그들의 정열이 약해졌으며 현실적으로 이익이 되는 것에 노예가 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수사학」 제2권 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