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아버지 가신 지... 2004-12-15

쥔장부부 2012. 11. 26. 13:26

아버지 가신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매일 당신 생각이 떠나지 않아 오래 전 아버지를 보낸 후배에게 물어보니
10년 이상 간다고 한다. 때론 전철이나 거리에서 살아 돌아온 아버지의 환영을 보기도 하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장 많은 삶의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습관이나 사고, 때론 버리고 싶은 것들 마저도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만다.

아버지가 가시고서도 난 아버지를 용서하기 힘들다.
이제 시간이 지나며 아버지의 잘못 보다는 용서할 수 없는 내 자신의 죄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나를 누가 낳고 키웠는데...'라는 당연한 물음과 대답이 진실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슬프지만 당신이 가고 나서이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그래서 나의 시험이며 마지막 인간됨의 실천이다.

아버지를 그리는 영화는 참으로 많다.
특히 내 아버지를 생각하면, The mountain(1956)이 가장 생각나지만
Directed by: Edward Dmytryk, Starring: Spencer Tracy, Robert Wagner

 

 

 

 

 

 

근래 아버지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던 영화는 두편이 있다.
그 하나는 'Big Fish'이고 다른 하나는 'Terminal'이다.

 

 

 

 

 

팀 버튼의 2003년작,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했던 이 영화는 철저히 '아버지'를 그리는 영화이다.
무릇 나의 피와 살의 생성과 물리적 성장 요소만을 제공한 듯 보이는 '아버지'는
바로 나의 모든 정신적 근간임을 팀 버튼은 그 특유의 상상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원작 소설이 있지만 팀 버튼이 아니고서 이 이야기를 영화화 할 수 있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그 고된 삶의 기억이 지워지기 전 듣고 기록하고 가슴 속 깊이 새기기 못한 것이 너무도 후회스럽다.
이젠 결코 들을 수 없는 그 '역사'가 아닌가.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2004년 작품.

이란의 한 여행자가 공항에 갖혀 지낸 사건을 모티브로 스필버그가 만든 이 영화는

또다시 톰의 '검프'적 캐릭터로의 귀환을 보인 작품이다.

물론 당시 검프의 모습을 보이기엔 그가 너무 늙었지만 말이다.
'허리우드스런' 작위적 구성이 못 마땅하지만

톰이 뉴욕에 온 이유가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치려는 마지막 재즈 뮤지션의 '사인'이라는 설정은 그 '작위'성에서 배제시키고 싶다.

옛 성현은 한 권의 책속에 세상 만사의 진리가 있다라고 했다.
'정민' 교수님의 말씀처럼 온갖 인터넷 정보의 홍수를 마구 퍼마시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상 만사의 흐름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

그건 내가 갖추어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골한 나를 갖추는 것은 결코 멀리 있지 않으며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다시 느끼는 것임을 그리고
그것이 나의 소중함과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임을

오늘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