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원정기 2006-04-06
올해도 독일 하노버에서 CeBIT이 열렸다.
IT 관련 세계 전시회인 CeBIT은 방대한 행사장 규모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행사로 일반인들 보다는 Reseller와 공급사가 만나는 장이다. 그러나 이번 CeBIT은 참여 업체나 방문자가 예년같지 않았다. Comdex가 망했고 이제 CeBIT과 Computex만 남았는데 CeBIT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를일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서버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작년 말 베어본 사업을 시작하여 제품 선전차 CeBIT에 참석하게 되었다.
작은 부스 공간에 지출되는 자리세만 2천만원이 넘고 비행기 표 값이며 숙박비 등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투자이다.
장시간 비행기 여행은 정말 고통이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10시간이 넘는 일정이었다.
몸집이 몸집인지라 좁디 좁은 자리에서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고문이었다.
외국 항공사 여객기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덩치큰 외국인들이 어떻게 타고 다니는지...
어찌되었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는 ICE라는 고속 기차를 타고 하노버로 이동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묵었던 호텔(?)
이놈의 ICE는 모양만 고속 기차이고 실제 속도는 시속 200Km도 못된다.
KTX에도 입석을 판매한다고 들었는데 ICE도 마찬가지다.
많이 들으셨겠지만 독일에서는 전철이나 기차 플랫폼에 개찰구가 없다.
지인중에 한 1년동안 버스 표를 안샀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재수 없어 가끔 진행하는 검표에 걸리면 꽤 많은 벌금을 낸다고 한다.
기차는 차량 내에서 검표를 한다. 뭐 지나치는 경우도 보았지만.
하노버 전철. 지상으로도 다닌다. 예쁘게 생긴 이 놈이 인상적이었다. 내리실려면 꼭 버튼을 눌러주세요.
독일은 넓다. 남한의 약 4배 정도 되는 면적에 인구는 약 8천만.
대도시는 모르겠으나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노버로 향하던 주변에서
한번도 아파트를 보지 못했다.
우리가 묵었던 집도 이렇게 예쁜 단독 주택이었다.
작은 정원도 있고 야외 주방, 바베큐 시설이 있다.
2층 다락방 침대에서는 별이 보이고...
여유는 이런 물리적 여유에서 가능한 것인가...
일행은 40년 전 태권도 사법으로 이곳에 정착한 교포의 집이어 민박형태로 지내게 되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이후 악화 일로로 가고 있는 경기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 별반 다를바 없었다.
교포 내외분의 이야기를 통해 독일 분위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통일 이후 독일 정부 기금은 구 동독 지역의 복지 예산으로 과다 지출되어
현재 서독출신의 젋은 세대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구 동독 지역은 30%에 육박하는 실업율이 지속되고 있고
서독 또한 실업율이 20%에 달하고 있단다.
무료 대학교육을 표방하던 대학들도 몇년 전부터 학기당 약 60만원의 수업료를 청구하고 있고
복지 예산 확보를 위한 세금 인상이 강행될 거란 예측이다.
저무는 문명, 유럽.
저물기 보단 미국 경제구조의 제편으로 바라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프랑스의 비정규직 관련 법률 강행과 관련한 현 문제처럼
사민주의와 복지를 추구하며 미국식 자본주의를 비난하던 거물들이
이제 슬그머니 그 놈 밑에서 깡패 수업을 받고 있다.
독일인들의 점심.
입천장이 까질듯 딱딱한 바게트에 살라미 소시지를 넣어 먹은다.
상추는 딱 두장...
아 그런데 왜 이리도 그 맛이 그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