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악법 - 이탈리아의 오늘 2009-06-14
MB 정권의 '미디어 관련 법' 개정 논란이 한참이다.
잠시 노무현 서거, 북핵문제 등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낮아 지긴 했지만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진행중인 대운하 사업과 함께
미디어 관련 법 개정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는 위태로운 정권 유지를 위한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 미디어 관련 법이 이 정권의 바람대로 진행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 악법'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 현실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의 미디어와 정치현실을 이해하려면
현 이탈리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알아야 한다.
그는 94~95, 01~06, 다시 08년부터 현재까지 이탈리아 총리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00년 포브스가 집계한 개인 자산 순위에서 120억 달라의 재산을 보유하여
이탈리아 1위, 세계 14위의 재벌이다.
그는 60년대부터 돈세탁과 탈세, 세무관련자 매수로 재산을 축적했으며
98년에는 2년 9개월 징역을 선고 받았다.
또한 방송, 출판, 광고, 영화사를 아우르는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 소유주이며
AC 밀란 구단주이기도 하다. (프로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잘(?) 이용할줄 안다)
그는 94년 전진이탈리아당 (Forza Italia)을 창당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Forza, 축구 응원 구호를 당이름으로...)
98년 '마피아 지원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까지 된 더러운 정치이력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적극 동조하여 조지 부시와 두터운 친분 관계로도 유명하다.
그는 94년 총리에 오르자마자 검찰의 부패 추방 조사를 중단시킨다.
'마니풀리테'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검찰의 부패 추방 조사는 실비오도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마니풀리테 과정 중 마피아가 검사까지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을 우린 기억한다)
"1994년 언론은 부패를 조사하는 검사를 무차별 비난하기 시작했다.
과장 허위 왜곡 언론은 마음대로 썼다.
그 전까지는 국민들은 모두 검사의 편이었다.
그러나 썩은 언론의 비난이 이어지자 등을 돌렸다.
언론의 위력이었다." -다비고 검사
"언론의 힘을 가진 사람이 진실을 위해 언론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 왜곡을 위해 이용했다."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검사
2001년 재집권에 성공한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공영 방송에 손을 댄다.
2004년 베를루스코니는 일명 ‘가스파리법’이라는 것을 추진했다.
그는 이 법을 통해 공영 방송 RAI의 이사 3분의 2를 정부와 여당이 선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니다.
이탈리아의 이라크 파병 결정때
시민 3백만 명이 모여 반전 시위를 벌였지만 공영 방송에서 이 뉴스는 나가지 않았다.
08년 5월 그의 재취임 직후 이탈리아의 ‘나보나’ 광장에는 베를루스코니의 언론 통제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서는 '방송이 권력자의 손에 놀아나면 국민은 그가 말하는 거짓된 진실 속에 살게 된다'고 외쳤다.
방송 시장의 90%를 손에 넣은 베를루스코니는 신문까지 거머쥐기 위해
방송 사업자가 점유율에 상관없이 신문사를 사들일 수 있도록 법을 고쳤다.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우파 연합이 이 법안을 통과시킬 때 내세운 논리는
경색돼 있던 언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언론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많이 들어본 소리다.
'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KBS 스페셜 2008년8월17일
이젠 KBS가 이런 다큐을 만들 수 없다. 벌써 악몽은 현실이 되었다.
현 정부를 만든 것은 국민이다.
정책이 올바르지 않으면 아니라고 해야한다.
국론이 불열되어 위기라도 말한다.
그래 국론이 단일화 되었던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시대를 원하는가?
[유시민 경북대학교 '생활과 경제'강의 중]
[참고]
-위키백과
-이기명 칼럼니스트의 글,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