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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11] 종말의 시작

쥔장부부 2012. 11. 16. 18:11

로마인 이야기가 시작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 혹은 김석희(이 분은 로마인 이야기 1편으로 번역상을 받았지요)의 문체에
휘감긴 나 같은 놈은 또 한편의 출간이 기다려지기 마련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쓰기위해 이탈리에 있다는 시오노 나나미의 여정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로마의 제정은 이제 내리막길에 다달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는 미약한 로마의 지적 탐구를 그리스로 돌렸던 많은 로마인들처럼
철학에 상당히 심취한 황제이다. 그야말로 철인 정치를 시행하려던 그는
게르만족을 비롯한 오리엔탈 민족의 침입으로 '전공' 분야와는 동떨어진
변방에서 그의 집권 시기 12년을 줄곳 보내게 된다.

난 마르쿠스를 보며 노무현을 생각했다.
노무현의 집권과 북핵, 장기 경기 침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사이의 인과 관계는 전혀 없다.
집권 초기 우리가 모두 우려했던 상황이 더욱 더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 개민주 자민련은 죽은 고기를 만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다.
물론 하이에나 처럼 팀웤이 좋을리는 없다.
전세계 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는데 모두는 노무현에게 마술과 같은 경기 부양책을 원하고
노동자 서민편이기에 각종 파업을 아주 아름답게 끝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권력자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럼 네가 해봐"라고 물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더러운' 대통령만을 보아온 우리로서는
작금의 노정권의 행보에 그토록 욕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어느 정권때 집권당의 정치 자금을 가지고 검찰이 수사한적 있는가?
정치개혁법을 강하게 밀어붙이던 정권이 있었던가?
똥통 수구 언론이 그토록 짓밟아도 야합하지 않던 정권이 있었던가?


어찌되었던 마르쿠스 이후 로마는
칼과 피가 난자한 도시로 변한다.
형이 동생을 죽이고 여동생이 오빠를 죽이려 하며
살아난 오빠가 여동생을 죽이는 상황이 황제의 자리를 놓고 끊임없이 벌어진다.

역사서를 읽으면
역사가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난 별로 그 말에 수긍할 수 없다. 그런 선각자를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슴아픈 사실은
정치가 언제난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가치와 본성을 근원적으로 변화 발전 시키는 사회 교육이 없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은 요원하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군국주의의 부활, 일본의 국제 영향력 증가,
강력한 중앙정부 통치체제의 우월성을 줄곳 강조하는 시오노나나미의 사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진중권씨 말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절대 읽혀서 좋은 책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허나 지도자들의 행태와 주변 정세를 바라보며 그의 잘 잘못을 시오노나나미와 함께
유추하고 짐작하여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파병을 한단다.
미국이 저지른 죄악의 늪에 전세계는 벗어날 수 없나보다.
테러로 죽어가는 우리 군인들을 보며
그 오월의 광주에서처럼 이라크 민중을 학살한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에
또 한번 훈장이 수여될지도 모른다.
귀환한 군인들의 아이들이 열화우라늄탄의 방사능으로 기형아로 태어나고
그 군인들도 갖은 암에 고통 받을 것을 지금 알아도
우린 그들을 보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게 사는 것인가.
가치가 있는 삶인가.
안타까운건 자라나는 아이들과 젊은 세대도
그렇게 그렇게 현실을 인정하고 그 이상의 바램과 희망을 이야기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죽은 새싹들이다.

동네 깡패에게 언제나 삥을 준비하고
안위에 만족하는
대한민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