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반지의 제왕 2004-02-05

쥔장부부 2012. 11. 19. 13:02

톨킨의 54년작 'The Load of the Ring'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나다.
사실 환타지라 말하는 소설, 영화, 게임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닌 듯 하다.

반지의 제왕 마지막 편을 주중에 모든 걸 잊고-아니 멈추거나 도망처서-보고자 했던 것은
이것을 극장에서 보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때문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대한극장 어느 구석에선가, 리바이벌 상영을 하던 '벤허'를 보았던 기억이나
대학교 5학년(?) 시절 멀티플랙스 극장으로 허물기 직전 대한극장에서 첫 상영일 보았던
'아라비아의 로렌스'...

반지를 생각하면 그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영상에서 느껴지는 그 동질감 때문인듯 하다.
하지만 수십 테라의 스토리지에 3D 렌더링용 엄청난 머신들로 만든 영화와
먼지냄새와 땀내가 확연히 느껴지던 그 옛날의 영화들과는 사실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것이 있다.

그래도 2004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옛날 영화가 아니라 '최신' 영화에서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기분 좋은 기회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난 아직도 믿는다.

첨단 아닌 첨단 IT 노가다를 하고 있는 내 신세때문에서인지,
갈수록 산이나 나무나 자연이 그립고 니어링 부부의 삶도 부럽게 느껴지고
반지와 같은 대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톨킨이 원했듯 집착과 욕심을 잠시나마-3시간 20분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잊을 수 있고
다짐할 수 있어서도 좋았던 시간이었다.

집착만을 가르치고 그래야만 살 수 있는 삶 속에
잠시라도 절대 반지를 버리러 떠날 수 있는 시간이 내게도 주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많은 벗들과 함께...
그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도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