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영화] 우아한 세계 (2007) 2007-05-01

쥔장부부 2012. 11. 30. 17:31

 

 

 

간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한국영화계의 위기를 이야기 하듯 관객은 무척 적었다.
하루 두편 상영... 예매 때부터 짐작하던 바다.

볼만한 영화다.
TV 영화 프로의 해설처럼 조폭의 이야기이기 보다는 오늘날 가장의 이야기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물음 조차도 사치스럽게 여겨지는 지긋지긋한 아버지와 남편의 이야기다.
그렇게 치면 아내도 아이들도 그에 자유롭지는 않지만...

영화에서 송강호는 그 밖의 목적을 찾지 않는다. 여느 아버지들 처럼.
허나 외국에서 배달된 아내와 자식들의 비디오를 보며 짜증 내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먹던 라면 그릇을 집어 던지고 울부짓는...
게다가 집어던져 부서진 그릇을 걸레로 닦는 모습은 더...

그렇게 사는게 사는게 아닌데 말이다.
나, 나도 별다르지 않다. 주말에도 노트북을 열고 어디서 메일이나 오지 않았나
긴장하며 아웃룩을 클릭하는건
그래 가정을 지키기 위한 가장의 책임보다는
노예 근성이다.

노동절이다. 근로자의 날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순종하고 근면해야만 하는 존재로 규정지으려는 '근로자'라는 말을 쓰지 말라던
선배들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런데도 난 근로자로 살고 있다. 쓰벌.
소설에서나 읽었던
여공을 꼬득이는 마쯔꼬바 사장의 이빨과
너무도 똑같은 사탕발림이 귓전에 던져져도
난 스스로 근로자가 되어 살고 있다.

송강호가 조폭을 떠나지 못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