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절친한 벗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벗은
'술'이다.
벗을 맘껏 만나지 못하게 된
몸 상태를 원망할지언정 벗은 한결 같다.
물론 도수를 낮추는 업자들의 농간이 밉지만
급격히 저하되는 체력에 비하면 낮아지는 도수의 기울기는 작게 느껴진다.
어찌되었든
집에서 영화를 볼때면 가끔... 이 술 벗과 영화를 보게 된다.
유치한 줄거리,
엉성한 플롯,
짜임새나 시간 배치의 어정쩡함도
이 벗과 함께라면 모두 긍정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지랄같은 감독의 사상마저도...
영화관에서도 술을 팔아야 한다.
감동은 몇갑절 배가 될 것이요,
슬픔은 더 없는 눈물로 피어날 것이다.
또한 무례한 뒷사람이 의자를 차는 경우
몇마디 언쟁이 아니라 서로 주먹이 오가게 되는 또 한편의 영화도 볼 수 있다.
자, 권하노니
집에서 영화를 볼 땐 술을 한잔씩 하시라.
약간의 문제라면...
줄거리나 장면이 별로 오래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
또는 쌩정신으로 다시 볼 경우 전혀 딴 영화로 느껴진다는 것,
그지 같은 영화도 명작이라 이야기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
별로 감동적이지 않은데 울게 되는 실수도 가능하다는 것,
영화가 끝나기 전에 잠들 수도 있다는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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