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86년을 사셨다는 한 할머니를 만났다.
서울대입구 정도에서 타신 그 할머니는 구로까지 간다 했다.
귀도 어둡고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데 옆 아주머니에게 자꾸 말을 건다.
날 보며 내리는 역을 알려 달란다.
신도림에 내려, 할머니 앞과 뒤에서 엉그적 거리며 같이 가다,
구로에서 내려드렸다.
개봉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껌을 팔러 탔다. 한 여자에게 다짜고짜 사라고 한다.
모두 주목하자 여잔 천원을 준다.
소사역에 내려서는
리어커에 한가득 박스를 싣고 도로를 기어가는
할머니가 보인다.
왜 그토록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까.
이제 자기 혼자일텐데,
무엇을 하기위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서.
내가 그것을 이해할 때 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 아니
설명하지 않아도 될
아니 설명할 수 없는 것임을 이해할 때쯤
나도 하루라도 더 살기위해 발버둥 치겠지.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한다.
꼭 그런 것인지 요즘 참 궁금타.
'지구를 지켜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산다는 것 2004-06-14 (0) | 2012.11.19 |
---|---|
2001: A Space Odyssey 2004-06-13 (0) | 2012.11.19 |
혹시 이사람 너희 동네냐? by 양이 2004-04-14 (0) | 2012.11.19 |
이틀 후면 선거다 2004-04-13 (0) | 2012.11.19 |
송환 2004-04-12 (0) | 2012.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