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회사에서 종무식을 마치고는 회식을 하지 않고 그 경비로 다음날 태안반도 자원봉사를 간단다. 무척이나 보수적인 우리회사 꼰대들이 이에 동의한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긴하나 개인적으로 이 활동에 대한 큰 반감때문에 맘이 편치 않다. - 내가 태안 기름 제거 봉사활동에 반대하는 이유 이번 서해 사고는 삼성중공업 T-5 예인선과 크레인을 연결하는 선이 끊어지면서 크레인을 싫은 부선이 유조선과 충돌하여 1만 3천여 톤의 기름이 유출된 사건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에 대한 의심이 많았는데 결국, 사고 경위를 은폐하기 위해 항해일지까지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적지 않은 기름 유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까운 예로 95년 여수에서 씨프린스호가 침몰하여 5천여톤의 기름을 유출하였고 89년에는 알래스카에서 엑손발스호가 3만여톤의 기름을 유출하여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 알래스카 사고에 대해 엑손정유사는 1조원을 방제비용, 환경오염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미정부에 지급하고 주민 집단소송에 대해 5천억원과 징벌적 손해배상이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약 2조 5천억원으로 현재 연방대법원에 계류중입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엑손정유사가 지난 10여년간 법원 명령에 따라 2조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정화작업을 벌여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수 씨프린스호 사건 때는 단지 500억원 정도가 피해보상과 방제 비용으로 지급되었고 이는 엑손사에 비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라는 것입니다. 실제 알래스카 사고 지역은 사람이 별로 살지 않은 지역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70년대 이후 '오염자 부담 원칙'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환경 정책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만큼은 그렇지 못합니다. 민사피해소송에 대한 일반 서민의 문턱은 너무도 높고 갖은 피해 입증 자료를 요구하는 보험사에 우리 어민들은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오염자가 부담'하여 가장 적극적으로 치유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신문을 보면 매일 삼성중공업에서 천명씩 '조용히' 태안에 보내 방제작업을 한다고 합니다만 수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서는 판에 이는 너무도 어이없는 대응입니다. 6만원의 일당을 주며 주민들에게 방재작업을 시킨다고하는데 건강검진 과정도 충분하지 않아 어려운 살림살이에 노인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날마다 해안으로 나선다고 합니다. 오염자 삼성 중공업은 아니, 오염자가 나서기 싫다면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을 가지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건강한 인력을 고용하여 전문적인 보호 장구를 갖추도록 하고 방제작업에 동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건 이후 삼성은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언론에 또 돈다발을 돌렸는지 가해자에 대한 기사는 자취를 감추었으며 오늘에서야 분노한 태안군 주민들에 의해 몇 꼭지 기사가 보일 뿐입니다. 나는 봉사자들을 보며 쓴웃음을 짓고 있을 삼성과 그를 비호하는 정부가 싫습니다. '착한 국민들... 참 알아서 잘 해주는구만... 이렇게 적당히 시간 좀 때우다가 조용해지면 보험사에서 구상권 요구할 때 고급 변호사들을 무기로 재판 대응하고 몇백억으로 합의하면...' 무척이나 정치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활동입니다. 이 활동을 '봉사'나 '나눔'으로 이야길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정치적으로는 대기업, 가진자들의 요구에 충실한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정치적 입장은 가치관과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결코 쉽게 '동원'을 이야기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UN의 한 산하기구는 중동 지역 어린이들에게 모자른 약제를 공급하는 지원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이 지원활동보다 더 중요한 건 제약공장을 파괴한 미 정부를 규탄하는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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