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 세상

[국내소설] '친절한 복희씨' - 박완서 2009-02-02

쥔장부부 2012. 12. 10. 14:14

 

 

 

 

 

오늘은 집 안의 전깃불을 다 끄고 이 촛불만 밝히고 우리 둘이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자고 하면 마누라는 알아들을까. 알아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다.
-- '촛불 밝힌 식탁'에서


"어떤지 이 집 들어올 때부터 마당의 자전거하고 안방의 구닥다리 컴퓨터하고 동격으로 이상스러워 보이더라니."
-- '대범한 밥상'에서




난 어떤 모습으로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르게 될까.

정신적 미성숙 상태의 내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자괴감...

난 여전히 굽이치는 바다를 건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의 굵직한 터닝포인트가 몇가지 유예됐다고 해서 죽음도 더디 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서른 여덟... 중년이 멀지 않은 나이다.

내가 여전히 굽이치는 바다를 건너고 있다고 믿고 싶든, 실제로 그러하든 간에... 그 파도 속에 침몰하듯이 생을 마감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