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 세상

뭐라도 합시다 - 이철희

쥔장부부 2014. 9. 29. 11:27

기억에 남는 여론조사에 대한 두가지 인용

 

[민주주의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해치는가] 움베르토 에코
여론조사는 어느 순간 갑자기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온 말을 모아놓은 것일 뿐,
응답자가 제기된 문제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할 때 응답하는 내용과 오랫동안 고민한 뒤 투표장에 들어가서 내리는 결론은 질적으로 다르다.

 

 

[Downsizing Democracy] Matthew A. Crenson, Banjamin Ginsberg
1935년 미국에서 뉴딜 개혁 진행 당시 노조 설립을 돕은 '와그너 법'이 발효 됨.
와그너 법은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호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음.


뉴딜 종료 시점,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민주당) 시절, 공화당이 와그너 법의 폐지를 주장.
노조를 약화시켜야 공화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 이를 위해 Taft-Hartley Act 법안 제출.

파업권을 제한하고 대통령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노동자들의 직장 복귀를 명령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반 노조 법안.
상원은 통과하였으나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의원 2/3의 재의결을 통해 거부권을 무효화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음.
이에 전국단위 노조인 전미노동자연합이 낙선 운동 등을 언급하며 강경 반대.

 

어느날 한 신문에 등장한 여론조사 - 이 법에 대한 찬성이 더 훨씬 높게 나옴.
이를 계기로 국회는 Taft-Hartley Act를 통과시켰고 이 것이 현재의 미국 노동관계법이다.

 

이 결과는 여론조사에 응답한 사람이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이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의 질의 문구에 의해 의도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정치 세력은 수 많은 여론 조사 결과 중 자신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만 차용, 확대 선전,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