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가족을 지켜라...[ㅎㅎ] by 전종식 2003-11-01

쥔장부부 2012. 11. 16. 18:20

 

 


 

 

끝 간데 없는 파란 하늘을 가진 토요일 오후다.
퇴근했냐고?
아직도 넓은 빌딩 한구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아마도 낼 이시간에도 여기 이곳에 있을것 같다..

매번 아이들이 곤히 자는 새벽에 들어가지만 그래도 가끔
애들 자기 전에 들어갈라 치면 문앞까지 두 팔 벌려 뛰어오는
애덜 재롱을 마다하고 아직도 여기있는 건 내 어께에 놓여진
짐 때문이겠지...

잠시 쉬고 있는 틈에 매번 그랬던 것처럼 보기만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매제가 써 놓은 시 한편이 다리를 붙들었군..
가슴에 와 닿는것이...
(아마도 영규 성격에 이 정도 감탄에 답글로 허리를 굽힐 녀석이지만서도..)

혜미가 한동안 글이 없더니만 시험기간이었구만...
욕본다. 아내로, 며느리로, 학생으로, 홈지기로
전부 다 잘 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오빠가 옆에서 잠시 보는
동생은 큰 무리 없이 역활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이 오빠는 아마도 일주일에 80에서 100시간은 일하는 것 같다.
큰 집 머슴살이 하면서 월급만 받고 이정도 하라면 이젠 사표써야 겠지.
예전에 일 배울때는 그저 쥐꼬리만한 월급만 받고 내 만족에 겨워서
한달 꼬박 철야 한적도 있지만
지금은 내 어깨에 주렁주렁 매달린 가족들 때문이라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대신에 퇴근시간 후에는 돈 되는 알바한다.
(직장에서 이런거 하면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더만은... 어쩔 수 없지 뭐!!)
대한민국에 작은 내집한채(그것도 빚이 절반인!!:부모님 도움 쬐끔만 받고,,,)
애덜 둘! 여우같은 마누라, 남보다 빠지지 않으려는 교육비에 이런저런
것들을 유지하려니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론이다.
가끔은 이렇게 사는 것이 정말 자~알 살게 되는 길일까를 고민하지만
그것도 현실 앞에서는 사치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젤로 불쌍한 것이 아버지 이고, 남편인것 같구나
(자기 연민인가?)
갈수록 여유도, 감정도 말라가는구나.. 겨우 빈틈에 애 둘만 채워고
7년전 죽고 못 살아 결혼 했던 마누라의 자리도, 그리고 형제들의 자리도 부모님의
자리도 좁아져 간다.

이렇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길일까?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오손도손 사는것, 그러면서 내 만족에 사는 것!!
아니면 지금은 고생을 사서라도 하고 나중을 기약하는 것!!
역시나 대한민국에서 남편 노릇, ㅇ버지 노릇하는 사람들이 젤로
불쌍하게 생각된다.
물론 애 둘 키우는 내 마누라도 애들이 거저 커주는 것은 아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