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보고는 싶지만 '감히' 읽을 수 없는 많은 책들이 있다.
시지프 신화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읽었다. 그러나 읽은 것과 이해는 다르다. 후-
우선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작가로 알려진 카뮈를 알기 위해 실존주의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실존주의
- 20세기 전반(前半)에 합리주의와 실증주의 사상에 대한 반동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철학 사상
- 인간의 일반적 본질보다도 개개의 인간의 실존, 특히 타자(他者)와 대치(代置)할 수 없는 자기 독자의 실존을 강조
- 실존주의 선구자: 키르케고르, 포이어바흐
키르케고르: 모두 헤겔이 주장하는 보편적 정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 정신을 어디까지나 개별적인 것으로 보아 개인의 주체성이 진리임을 주장
포이어바흐: 인류는 개별적인 '나'와 '너'로 형성되어 있음을 주장
*니체(독일, 1844~1900)
- 헤겔 철학과 독일 역사주의에 대한 반동
- 역사에 대한 관심을 삶자체에 집중
- 노예의 도덕(기독교 도덕)의 전복 주장
-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초현실적인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사르트르(프랑스, 1905~1980)
- Marxism 운동 참여
-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무신론적 실존주의자
- 실존: 인간은 자기 존재를 의식하는 유일한 생물
형이하학적 사물-즉자적, 인간-대자적
-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 내가 '무엇'이냐는 것보다 내가 '있다'는 것이 앞선다
- '본질'은 어떤 것이 원래 무엇인가. 어떤 것의 본성을 말함.
그러나 인간은 본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의 본성, 자기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기존 철학은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를 찾는 과정이었지만 그러한 '영원한 본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세계에서 무의미하게 소외되고 있다고 느낌: 회의, 권태, 구토, 부조리
- '인간은 자유를 선고 받았다': 인간은 스스로를 창조하지 않았으며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의 자유는 전생에 동안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선고를 내렸다.
영원한 가치나 규범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했다거나 특정한 사회 생활 방식에 순응해야만 한다는 식으로 변명할 수 없다.
'인간의 자유는 무엇인가를 우리 스스로 행할 것을, 즉 참되고 본래적인 실존을 영위할 것을 명령한다.'
- 의식이 감각을 갖지 전에는 무와 같다.
==================================
사르트르, 카뮈는 '부조리극'을 쓰고 연출했다.
그의 저작에는 이 경험에 따른 연극적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
*부조리극: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관심 없이 지나쳐 버리는 부조리한 상황을 묘사하고 폭로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하고 본래적인 현존의 가능성을 깊이 생각하도록 하는 것
==================================
*실존주의 문학
: 사르트르, 카뮈, 카프카
물론 이들에게 공통되는 것은 개인의 실존을 중시한다는 점일 뿐, 그 사상 내용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
그럼 시지프 신화에 들어가 보자.
초장부터 까뮈의 물음은 명징하다.
==================================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
책에서는 부조리(l'absurde)라는 단어가 줄곧 나오는데 이는 실존주의 중 사르트르와 카뮈 계파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라고 한다.
(실존주의의 범위는 무지 넓다)
책의 부제 부터 '부조리에 대한 시론'이다.
“부조리란 본질적인 관념이고 제1의 진리이다”라고 하여 세계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태도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삶의 부조리를 확인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는 것이고 오직 시작일 뿐이다.
관심거리는 부조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이끌어내는 귀결들과 행동 규율이다."
"부조리는 오직 우리가 그것을 주시하던 눈길을 딴 곳으로 돌릴 때 죽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유일하게 일관성 있는 철학적 태도는 곧 반항이다."
여기서 '죽어버린다'는 의미는 부조리가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가 공산주의자로서 열심히 활동한 것은 바로 이런한 부조리에 맞선 투쟁의 귀결이었다.
문학, 연극 작품으로 활동한 그에게 예술에 대한 사상적 입장은 단호하다.
"예술을 그 창조자와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시대에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거짓된 것이다.
...예술가도 사상가와 마찬가지로 그의 작품 속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으며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어찌 되었든 제목에서 의미하는 '시지프 신화'로 말하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첨푸 파일을 통해 본래 시지프 신화를 미리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
카뮈는 시지프 신화를 인용한 후 이렇게 말한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도대체 '행복한 시지프의 마음'은 무엇인가.
신화가 상정한 상황이 결코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하데스는 '바위를 늘 산정에 있게하라'고 했다.
그리고 시지프는 돌을 산정까지 올리고 다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좇아 내려가 다시 바위를 올린다.
시지프는 하데스의 명령보다도 두렵고 위대한 시지프의 끝없은 투쟁을 응시한다.
매일 매일 산정을 향해 바위에 빰을 붙이고 오르는 시지프 옆에는 우리 프로레타리아가 있다.
카뮈도 그런 언급을 생략하지 않았다.
부조리에 대한 '끝없는' 투쟁.
산정에서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보며 자신의 노동에 대한 부조리와 신에 대한 멸시를 곱씹는 시지프에게서 바로 '행복'을 느꼈다고 말한다.
바로 행복은 멀리 떨어진 이상향이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를 극복한 상태이며 부조리의 극복은 부조리의 인식과 그에 대한 끝없는 투쟁임을 말하는 것이다.
'책·영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깨워라'-내일을 여는 역사 2005-11-21 (0) | 2012.11.26 |
---|---|
Onze minutes - Paulo Coeloho 2005-11-10 (0) | 2012.11.26 |
끝나지 않은 시다의 노래 by 양이 2005-01-26 (0) | 2012.11.26 |
[로마인이야기12] 위기로 치닫는 제국 2004-05-10 (0) | 2012.11.19 |
<by 소> 관계 - 슬픔과 기쁨의 근원 : 신영복 님 (0) | 2012.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