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 세상

'나를 깨워라'-내일을 여는 역사 2005-11-21

쥔장부부 2012. 11. 26. 14:19

 

 

 

 

상상해보자.
1905년 출생
일제 강점기에 청장년을 보내고
해방 그리고 곧
6.25
이승만, 4.19, 5.16, 유신...
그리고 광주
죽음

우리 주변, 아니 우리의 부모 세대 혹은 그 조금 위 세대가 모두 거쳐온
지옥과 같은 이 나라의 20세기이다.

'나를 깨워라'는 계간 '내일을 여는 역사'의 '인물 바로 보기'난에 실린 글을 모아 놓은 책이다.

역사의 주류로서 주목 받지 못한 경계에 선 인물들의 모습을 역사 전문가들이 각자 기록한 글이다.

장준하, 김산, 전봉준... 원균, 의자왕 등 일반적인 평전이나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다.
광주 학살의 원흉 전두환의 사진이 10번도 넘게 나오던 교과서로 역사를 공부한 내가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을 접하며 받았던 충격은 가히 끔찍했다.

그 글들이 모두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획일화된 역사관이 뿌리 박은 나의 정신에 다른 시각의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공격하여 섬멸하고 승리의 깃발을 든 편의 역사가 아니라

쓰러지고 밟혀 사라진 편의 눈으로 바라본,

아니 밟혔지만 일어나려 투쟁하는 이들의 시선을 볼 수 있었기에 난 그래도 행복하다.

이순신을 모함하고 전쟁에서 도망쳤다는 원균에 대한 다른 시각,

최근에야 독립 운동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오히려 서러운 좌파 독립 운동가들의 험난한 투쟁...

가슴 시린 그들의 삶이 단조롭고 치열하지 못한 나에게 많은 채찍이 되어주었다.

황교수의 연구가 무소의 뿔처럼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대한민국!, 세계 1위, 세계 최초, 난치병 치료...
맹목적인 결과만을 위한 수단의 경시가 이토록 존중되는 우리의 지금도 획일화된 우리 시각의 반증이 아니겠는가.
종교계, 철학계 어르신들 당신들은 왜 침묵하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