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쌍용자동차 투쟁에서 생각해야 할 것 2009-08-24

쥔장부부 2012. 12. 7. 18:26

 

 

 

 

 


한 때 용산구청에는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못받는다"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는 도시 빈민, 노동자의 생존 투쟁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보다 구체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경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게으른 사람들은 모자른 능력에 준하는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당신이 가게에 2억을 투자했는데 3천만원 받고 넘기라고 하면 떠나겠냐?"
권리금은 고려 대상이 아니고 턱없이 부족한 보상금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재개발의 동맹군들은 수천억 이상의 개발 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8월 6일 쌍용차 노사의 극적 합의로 77일간의 참혹한 옥쇄투쟁이 종료되었다.
사측은 지난 4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800여명(정규직 2646명 (전체 36%), 하도급 206명)을 해고하여
인건비 1,895억을 절감하자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노조는 6월, 실질적인 '일자리 나누기' 방안을 통해
2,833억원 절감방안을 제출했다. 1천억원을 더 절감하는 방안이다.
미지급 인건비를 담보로한 대출 투자 1,870억, 근무 형태 변경 759억, 무급휴직 204억 등이 그 세부 안이다.

그러나 사측은 일방적으로 1천여명의 노동자를 해고 했고
옥쇄투쟁은 정리해고자 974명 가운데 640여 명이 자발적으로 무급휴직·영업전직·희망퇴직 등을 선택한다는 합의안에 따라 정리되었다.
결과적으론 370여 명만 구제되었다.
게다가 합의 후 경찰은 현재까지 60여명의 관련 노동자를 구속했다.

여기서 우린 가장 중요한 판단의 기준을 생각해야한다.
사측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회사가 살자 했고
노조는 노동자를 해고하지 않고 함께 살자고 싸웠다.

회사 영업 환경이 어렵워지고 매출이 줄면
우린 구조 조정을 떠올린다. 그리고 구조 조정은 곧 해고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나부터도 매달 매출과 마진을 바라보며
한편으론 50여명으로 줄어든 직원 구조가 고맙고 몇명 더 줄면 더 많은 이익을 사원들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투쟁을 보면서 난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일을 못한다는 A와 일을 잘한다는 B의 차이가 누군가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만큼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교탁에선 선생님 앞에 30여명의 아이들이 있다.
'넌 게으르고 지능도 떨어지니 그만 교실에서 나가라'라고 할 수 없다.
그렇게 잘난 사람들만 사는 세상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보다 높은 수준의 노동 유연성을 강조하는 기업의 주장이 마치 건강하고 발전하는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 유연성은 나의 목을 자르는 유연한 칼날로 돌어올 것이 너무도 뻔하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습득과 공유이다.
용산 철거민들의 보상 대책, 쌍용자동차 노조의 회생 방안을 모르고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생떼'만을 보고 듣고 있으면 그들을 비난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곤봉에 만신창이가 되어 피 흘리는 사람이 파렴치한 범죄자로 보이느냐 나와 같은 노동자로 보이냐는
내가 그 사정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피멍든 어깨가 더 아파올거라는 불안감은 미디어 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358081.html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164224